경기광주 조용하게 즐기기 좋은 카페 칸토KANTO, 이플

2024. 2. 6. 22:26creative Passions/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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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카페 소비에는 세 가지 구분이 있다. 테이크아웃용 카페, 작업용 카페, 책 읽는 (기분내기용) 카페. 연말 연초 더블에이독감, A형 독감에 두 번 걸리고는 한동안 술과 사람을 멀리하고 책과 카페를 가까이했다. 멀리 갈 컨디션도 안 되고 집 근처에서 가깝게 갈 만한, 하지만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카페들을 찾아 다녔다. 최근 초월 부근에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대형카페들과 기존에 자리하고 있던 여러 감성 카페들, 좀 더 거리를 확장해 경안동 시내까지 돌아다녔고, 그 중 가장 맘에 들었던 두 곳이다. 

 

카페 이플

Adress 경기 광주시 경충대로 1524-1 1,2층


카페 이플은 예전에 만랩커피 시절에도 몇 번 가본 적 있는 카페였다. 규모나 구조에 비해 만랩커피는 뭔가 아쉬웠었다. 나에게 만랩커피라 하면 셀렉토커피와 결을 같이 하는 느낌이다. 중저가의 가격대에 분위기는 특색보단 깔끔평이한 느낌이며 오피스 단지에서 적당히 점심 타임에 수다 떨기 적당한 카페. 만랩이나 셀렉토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가격대나 무드가 이 위치, 이 규모에 애매했다는 주관적인 평. 아예 메이저 프랜차이즈나 갬성 넘치는 개인카페가 들어오면 좋겠다 했는데 아주 갬성 터지는 카페가 들어왔다. 이플은 사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한 번 간 적 있었는데 뗀석기 문손잡이가 아주 뇌리에 깊게 박혀 있었다. 한 오분 앉아 있다 나가서 분위기를 잘 보진 못했는데 깔끔 예쁘다였다.  

화이트 벽에 밝은 그레이 바닥이라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환하다. 또한 밝은 우드로 포인트를 줬는데 모던하고 깔끔깔끔하다. 화이트에 우드는 필승조합이 아닐까. 군데군데 소품과 식물로 포인트를 주어서 온통 하얀색에도 밋밋하지 않다. 또한 구조적인 인테리어 요소 또한 많아 보는 재미가 있다. 

 

디스플레이나 소품 포인트가 마치 갤러리 같다. 뭔 흠을 잡겠냐만은 말마따나 군더더기 없이 잘 빠진 공간이다. 너무 예뻐. 한 가지 단점. 보기에는 좋지만 저 붙박이 나무 의자는 쿠션이 있음에도 엉덩이가 아프다. 내가 소믈 작업할 때 사장님에게 죽어도 방석 놓는 꼴은 못 보겠다며 외면을 했는데 이게 디자이너 입장이랑 손님 입장은 확실히 다른 게 10분 이상을 못 앉아 있겠더라. 아파서 살이 빠졌었나... 

빵 종류도 꽤 다양하다. 직접 만드시는 건지, 뭔지는 모르겠다만은 알 만한 빵들은 다 있다. 소금빵과 라우겐 앙버터 프레첼, 깜빠뉴 등. 오랜만에 라우겐 프레첼이 먹고 싶어서 카야잼 프레첼을 시켰다. 

 

2층의 공간 진짜 갤러리 같쟈냐

2층은 정말 갤러리 같다. 화이트 인테리어가 제일 무난하지만 그만큼 심심하거나 그냥 하얀색이기 쉬워서 소품이나 구조적인 요소들이 재미가 있어야 예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플은 주관적으로 심플 이즈 베스트의 근본 같은 느낌이다.

 

조용하다. 이땐 평일 낮이라 고요하이 책 읽기 좋았는데 주말엔 어떨지 모르겠다. 커피는 산미가 강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 빵은 라우겐 프레첼이 그렇듯 맛있고 뻑뻑하고 딱딱하다. 주차는 널널낭낭 (최고의 장점) 화장실도 내부에 있으며 핸드드라이기 다이슨이었던 걸로 추정. 여러모로 질리지 않고 자주 갈 듯. 리헤의 노래와 잘 어울리는 카페. 


 

 

KANTO 경기광주

Adress 경기 광주시 경안안길 47-3 1층 101호


칸토하면 성수랑 블랙. 성수가 본점인지는 모르겠다. 우선 칸토를 처음 접한 게 성수였고, 그 다음이 수원이었다. 수원점은 들어가보진 않았지만 어? 여기도 있네? 이 정도. 화이트 베이스에 강한 블랙 포인트. 보통 블랙 아니고 중간 없는 체커보드 컨셉이다. 근데 경기광주에 있어서 사실 조금 놀랐다. 왜 이게 여기...? 있을 수 있지.

 

나는 프랜차이즈 감성카페를 별로 안 좋아한다. 아예 점별로 조금씩 차이를 두던가, 다른 어필지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카페들은 개인적으로 컨셉을 파는 매장이라 생각하기 때문. 그래서 별로 가볼 생각이 안 들었는데 이게 뜬금 광주에 있다고 하니까 '네가 왜 거기서 나와...?'하는 느낌으로 찾아가게 되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화이트와 블랙. 진짜 칸토잖아.

 

블랙 앤 화이트. 흑백의 강한 대비와 무채색의 소품들이 컨셉이다. 컵과 노트북, 집기, 하물며 디저트까지 모두 블랙으로 아주 컨셉에 충실한 카페이다. 성수와 거의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지만 기억을 더듬어 좀 다른 점은 성수는 구조에서 포인트가 있어 갤러리 같은 느낌이 강했고 경기광주는 직사각의 딱 떨어지는 느낌이라 상대적으로 심심한 느낌이 있다. 상대적으로 심심하다는 거지, 컨셉 자체의 임팩트가 강하다.   

사각의 창문이 캔버스처럼 두 개 나있는데 아숩게도 캔버스가 담은 이미지가 굉장히 정겹다. 인물로 적당히 가리면 사진 찍기 좋은 스팟이다.  

소품이 참 조하

정말 컨셉의 끝이다. 검은 맥북과 검은 머신과 검은 디저트들. 그리고 블랙블랙한 시그니처 메뉴들. 물론 나는 어딜 가나 아메리카노파지만 블랙블랙 디저트는 먹어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있다. 

 

그래서 시킴

경기광주 칸토의 가장 큰 장점은 최고 친절하신 사장님. 앞에서 붕어빵도 팔고 계신데 칸토의 유일한 컬러감이다. 블랙블랙해서 시크도도한 카페 같지만 사장님이 너무 친절하시고 붕어빵도 달달구리 맛있다. 블랙블랙 디저트도 맛있다. 

예쁜 건 여러 장

칸토 시그니처 블랙. 흰색에 포인트를 주려면 이 정도는 줘야 하는 걸까. 사실 공간만 봤을 때는 그냥 블랙 앤 화이트. 직사각형의 공간에 규격대로 딱 떨어지게 나눈 네모네모 느낌이 강한데 집기와 디저트, 에어컨까지 블랙블랙해버리니까 그냥 네모빔 맞은 것 같은 공간도 매력있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사진이 굉장히 감성스럽게 잘 나온다. 

 

어쩌다 보니 되게 상반된 두 카페다. 이플은 컨셉이 강하다기 보단 인테리어 구조적인 부분에서 공 들인 티가 나고, 칸토는 컨셉이 다했다. 이플은 진짜진짜 대형카페는 아니지만 널찍해서 고요하게 책 읽기 좋고 칸토는 왕창 수다파티보단 각자도생의 분위기가 강해서 조용히 책 읽기 좋았다. 물론 둘 다 내가 갔을 때의 분위기가 그랬다는 것. 아무튼 광주에서 최근 가장 맘에 들었던 카페 두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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