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 와인바 해임시 Haeim Si

천호 와인바 해임시 Haeim Si

Adress 서울 강동구 천호대로157길 26 4층

 

 

 여름쯤 추천 받아서 한 번 갔었는데 최근 천호에 갈 일이 생겨 재방문하게 된 곳이다. 천호 로데오 중반에 위치하여 위치가 나쁘진 않지만 계단이 없는 4층인 게 조금 나쁘다. 내부는 힙스터의 감성이 충만하다. 화이트, 블랙과 스테인리스 스틸 컨셉으로 구조적인 요소보단 소품으로 분위기를 낸 인테리어. 주출입이 개방감 없는 스틸 문인데 처음에 왔을 때 문은 연 건지, 들어가도 되는 건지,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인테리어적으로는 아주 큰 포인트 요소이다. 메탈과 스틸을 포인트로 둔 빈티지하고 힙한 공간. 

 

 DJ 부스가 있고 디제잉과 파티도 한다고 한다. 해임시 자체 디자인 포스터들이 많이 붙어 있는데 내용을 자세히 보지 않아서 파틴지, 그냥 디자인 포스터인지는 모르겠다. 연말 분위기의 완성, 대형 트리가 있다. 소품을 주로 이용한 공간이라 그런지 테마 별로 공간활용이 용이할 듯 하다. 지난 번엔 창가 자리에 앉았었는데 벽 쪽이 시내와 맞닿은 통유리라 사람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역시 걸어오르기 힘들어도 고층의 장점은 뷰가 좋다는 것.

 

출처 - 네이버 지도 <해임시>

 

 와인 외에도 전통주와 하이볼, 칵테일 등 다양한 술이 많다. 가격대는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한다. 가격대 책정 시 입지와 주 소비층, 마진율 등 뭐 많이 고려하겠지만 내 기준 천호는 어린 친구들이 많고, 가격대가 낮은 프랜차이즈가 많은 동네이기 때문에 가격대를 보고 조금 놀랐다. 인도미타 피노 누아를 마신 건 처음이지만 지난 번 간 와인바에서 5만원대 초반에 팔고 있었어서 더 놀란 편. 그래, 천호동도 서울이니까.

 

 덧붙이자면 나 같은 와알못들이 와인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방대한 품목과 더불어 매장별로 천차만별인 가격대 때문도 있으리라. 소주, 맥주, 하이볼 등은 뭔가 생각되는 가격대가 딱 정해져 있는데 와인은 얼마 대로 구성이 되어 있을지 감이 안 온다. 또한 매장마다 보틀의 가격 차이가 거의 1/3 이상 나버리면 그 마저도 너무 당황스럽기 때문이 아닐까. 

 

 지난 번엔 당도 높은 내추럴 와인을 추천 받아 마셨는데 이번엔 컨벤셔널 와인을 먹기로 한 지라 그 중, 이름은 본 적 있는 인도미타 그랑 리제르바 피노 누아를 선택했다. 문서로 와인 공부를 하며 궁금했던 품종 중 하나이다. 많이 마셔본 편은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매번 카베르네 소비뇽과 쉬라즈만 접해본 지라 섬세한 베리 향이라는 피노 누아가 궁금했었다. 

 피노누아는 닭고기나 보쌈, 편육 등 내 기준 기름기가 가득한 하얀 고기를 추천하는 느낌인데 그런 건 감안하지 않고 인기 많은 강된장 라구 파스타를 시켰다. 피노 누아 자체가 여리여리하고 상큼한 스타일이라 짠 맛이 있는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고 하니 나쁘지 않은 선택. 

 

해임시의 칠링백은 넘어질까 불안하면서도 보기에 너무 좋은...

 

인도미타 그랑 리제르바 피노 누아는 상큼하면서 깔끔했다. 와알못이 무슨 품평을 하겠냐만은 너무 달지 않고 가벼워서 와알못에게 적합한 와인이었다. 텁텁한 맛도 거의 없고 향이 강하진 않았지만 베리류의 향이 상큼하니 달지 않은 과실음료를 마시는 기분이었다. 강된장 라구 파스타와도 아주 잘 어울렸다. 와인 보틀 주문했다고 서비스로 치즈케이크를 주셨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와인 안주는 달달한 디저트나 치즈가 제일 무난한 듯 하다. 술로 배부른 느낌을 싫어하는 편이라 헤비한 안주는 부담스럽다. 

 

 아무튼 와인 독학을 시작하며 처음 간 와인바였는데 전반적인 분위기나 음식이 맘에 들어 나쁘지 않았다. 와인 가격이 비싸다고 앞서 얘기했지만 그건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 테니 미리 라인 업을 훑어 보면 문제 없겠다. 사실 지난 번 메뉴판을 보고 가격대가 높은 편인데 어떻게 (어린 친구들이 많은) 천호에서 살아 남았는지가 궁금하기도 했었는데 술 종류가 다양하고 (꼭 와인 보틀을 마셔야 하는 게 아니라) 하우스 와인도 있으니 적당히 분위기 내기에 좋고 음식 맛있으니 잘 되는 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