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맛있었던 개미국시방, 영일대 박달대게 미남포차, 미가밀면

2024. 6. 25. 23:37creative Passions/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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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의 고장, 포항. 맛집 검색마다 에블바리 해산물만 읊어대니 먹을 건 결국 해물뿐인가 고통받던 해산물헤이러. 그럼에도 포모증후군에 시달리며 뽈찜과 박달대게 먹으러 다녀온 리뷰다.
 
 

연일개미집(개미국시방)

Address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연일읍 동문로53번길 8


개미국시방을 치고 택시를 타고 갔다가 연일개미집이 나와서 놀랐다. 다행히 맞게 찾아온 곳이었다. 매장은 특이하게 여러 건물로 나눠져 있는데 우선 저 줄 서있는 데에 들어가서 테이블링을 해야 한다. 처음에 멀뚱멀뚱 줄 서서 기다리다가 그냥 서있다 온 사람 될 뻔. 대구뽈불고기가 주력 메뉴인데 포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찐 로컬 맛집이라고 한다. 

뽈불고기 소자와 대낮이었지만 비주얼 상 술을 안 마실 순 없을 거 같아 소주 한 병. 매운탕 같은 무언가를 주는데 원래 안 먹으니 패스. 도토리묵이 특이하다. 뭔가 단단해...! 

사실 대구뽈살이 뭔지도 모르고 '포항에서만 먹을 수 있는'에 꽂혀서 간 거였는데 쟁반짜장 아래로 튀어나온 생선꼬리 비주얼에 조금은 당황했다. 찾아보기로는 양파가득 간짜장 소스를 뒤덮은 뽈살찜이라는데 정확한 표현이다. 일행이 생선을 기가 막히게 발라줘서 첫 입 도전하고 깜짝 놀랐다. 양념쟁이 입맛에 싹이다. 간장 졸인? 춘장이 들어갔으려나 싶은 살짝 매콤한 간짜장 소스를 덮은 안 비린 야들야들 생선찜이다.

아이폰 촬영본이 색감은 더 정확하다

살도 잘 발라져서 노생선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일단 양파가 달달하이 맛있고 살도 낭낭해서 감탄하면서 먹었다. 낮 12시부터 소주 인당 2병씩은 마신 듯. 얼추 먹고 나면 감자사리를 추가해서 비벼 먹으면 된다. 감자면도 탱글탱글. 이번 포항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은 맛집이었다. 주변에서 포항 간다고 하면 무조건 추천할 곳. (+몽몽드파티세리)

 
 
 
 

영일대 미남포차

Address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두호동 611


그놈의 박달대게! 포항이 영덕 친구라 그런지 포항 간다고 하니 모두가 나에게 드디어 대게를 먹냐고 물어보았다. 특유의 갑각류 찐내를 싫어하는 나로써는 큰 도전이었지만 하도 박달박달거리니 한 번은 시도해보리라 큰 맘 먹고 갔다. 다행히 일행이 대게를 좋아했고 대게는 그가 먹고 나는 세트로 나오는 모듬회와 물회를 먹겠다며 검색을 했다.
포항은 어딜 가나 박달대게 2인 13만원이 붙어있다. 우리가 간 곳이 다 관광지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시장 가도 포장이 아닌 이상, 2인 세트는 13만원이었다. 일단 숙소에 대게를 들일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 냄새값이라 생각하고 갔다. 대게알못이지만 서울에 비하면 싼 편 아닌가? 

기본 찬으로 깔리는 아찔한 바다의 향

기본 찬이 풍성하다. 역시 바닷마을일까? 익힌 새우, 새우장, 문어와 전복, 탕탕이 등 메인 메뉴로도 손색 없는 애들이 스끼다시로 싹 깔린다. 물회와 모듬회, 박달대게 2인 세트를 시켰고 좁은 상에 우르르 음식이 들이찼다. 술부터 마시던 지라 예쁜 상차림 사진은 없다. 바닷가 포차래서 바다 낭만을 기대했지만 딱히 그런 분위기는 아니고 또 비까지 와서 영일대는 구경도 못 하고 해산물 구경으로 대신했다. 

물회... 맛이 기억은 안 나지만 대단하진 않았던 듯

모듬회. 사실 회알못이지만 흰살 생선에 쫀득한 식감이라 잘 먹었다. 일행 왈, 신선하긴 하다. 그리고 중앙에 모여진 부위는 꼬들꼬들하니 맛있었다. 13만원에 이 구성이라니! 놀라워하다가 다음 날, 구룡포시장에서 회 이만큼 만원에 파는 거 보고 시세를 깨달았다. 

두둥등장

살면서 또 먹을 일 있을 지 모르니 두 장. 대게가 진짜 크다. 살 수율이 80%이상인 대게를 박달대게라 한다는데 대게알못인 내가 보더라도 다리가 꽉 차 있다. 영덕대게 2인세트가 10만원인데 영덕대게는 뭐 법적으로 조업을 못 하는 시기라 러시아산 박달대게만 주문 가능하다고 한다. (술 취해서 정확한 기억은 아닌) 
대게가 거진 손질이 다 돼서 나오기 때문에 손에 찐내 밸 일도 없어서 좋다. 그래도 하나만 먹어보라는 권유에 발라준 집게발을 먹었는데 살이 정말 실하긴 했다. 크래미로만 볼 비주얼을 신선한 대게로 마주하니 돈 쓰는 보람은 있는 한 상이다. 

어딜 가나 가격과 품질은 다 비슷하니 위치 좋고 친절한 곳으로 가면 된다. 영일대 미남포차는 이름이 미남포차라 왠지 술집의 대충 안주가 나올까봐 걱정했는데 막상 가보니 횟집무드였다. 전반적으로 친절하시고 상차림에 비해 자리가 조금 협소한 점 빼고는 다 괜찮았다. 

 
 
 

미가밀면

Address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장성동 1434-2


미가밀면은 숙소 사장님께 추천 받은 맛집이다. 환호공원 부근이고 주차는 바로 맞은편에 무료 주차장이 넓게 있다. 밀면집에서 딱히 만두를 성공한 기억이 없어서 먹을 생각 없었는데 땡초만두가 맛있다는 소문에 물밀면 하나, 비빔밀면 하나, 땡초왕만두를 주문했다. 


물냉파 일행은 물밀면을 처음 먹고 약간은 당황했다. 뭔가 밍숭한 맛과 은은한 한약재 향 같은...? 수원에서 먹었던 밀면과는 사뭇 다른 맛에 나도 조금은 당황했다. 부산에서도 밀면집마다 한약재 같은 맛이 확 나는 곳들이 있던데 그런 맛이 강했다. 하지만 식초, 겨자 극약처방 후 우리가 아는 시원개운한 밀면맛이 되었다. 비빔밀면은 약간 초장스럽지만 달짝한 그런 맛. 비빔은 밀면집마다 큰 차이점은 느껴지지 않는다. 

미가밀면은 고기 대신 육전을 올려준다. 맛있어요. 양념이 강한 듯 자극적이지 않아서 맛있게 잘 먹었다. 그리고 제일 맛있던 땡초왕만두. 고추데코가 땡초왕만두임을 주장하고 있다. 진짜 수제손만두의 육즙과 알찬 소. 만두에 진심인 사람으로써 맛있는 만두였다. 간장이랑 먹어도 맛있고 비빔양념 소스랑 같이 먹어도 맛있다. 

본연의 색감

 


해산물의 고장, 포항. 아마 굶어 죽겠다 싶었는데 적응의 동물은 이렇게 또 살만 디룩디룩 쪄서 올라가고... 하지만 첫 날, 대차게 박달대게 먹고 나니 남은 이틀동안은 해산물 냄새도 맡기 싫어 시장음식에만 의존했다. 몽몽드파티세리의 성공처럼 트렌디하게 생긴 맛집도 분명히 있는데 노포와 장인냄새로 맛집을 선별하는 나는 아직 로컬맛집에 대한 고정관념이 가득하다. 다음에는 포항의 쌀국수집, 수제버거집 같은 맛집을 시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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