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마카오 여행 기록 X-T30 ii

2024. 6. 13. 11:21creative Passions/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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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8일 - 4월 1일 홍콩 마카오 여행

아트페어를 열심히 돌고 족저근막염이 터진 덕분에 페리를 예약해두고 갈까 말까 아침까지 고민했던 마카오. 그래도 온 김에 마카오는 찍어야겠다는 마음으로 황제 택시투어를 했다. 웃긴 건 마카오 페리 자체도 출국 이틀 전인가 예약을 했고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서울에서 강원도 가는 정도의 마음가짐이었다. 출입국이라는 생각은커녕 화폐가 다를 거라는 생각조차 못 한... 그저 꽃밭으로 떠난 마카오. 

숙소에서 가까웠던 페리선착장. 클룩에서 코타이젯을 예약했고 셩완 선착장에서 타이파로 왕복을 끊었다. 정말 그냥 마카오에 간다는 생각 뿐이었던 마카오 투어. 

티켓을 내밀고 들어간다. 30분 전에 도착해서 멍 때리다가 티켓 받고 타고 그냥 잠 들었다가 마카오에 도착했다. 하필 홍콩 황금연휴랑 겹쳐서 사람이 미어지게 많았다. 목적지는 일단 북쪽이었고, 북쪽에서부터 세나두 광장까지 내려간다는 무계획. 터미널 나와서 51번 버스를 탔고 가다가 구글 지도를 보고 적당한 데에서 내렸다. 버스나 택시, 모두 홍콩달러도 받기 때문에 꼭 마카오 파타카로 환전을 할 필요는 없다. 대신 버스는 잔돈을 거슬러주지 않으니 금액 맞춰 준비를 하면 된다.  

진짜 아무 데서나 내렸다. 나의 무계획성을 좋아하지만 조금 길거리가 무섭긴 했다. 홍콩의 아주 낙후된 뒷골목 같은 느낌? 다리를 건너올 때만 하더라도 이래서 번쩍번쩍 카지노의 도시구나 생각했는데 뭐 이리 무섭던지. 좋아하는 감성이지만 백지무지가 아니었으면 굳이 가진 않았을 길거리다. 

마카오는 홍콩과 태국의 느낌이다. 완전히 동북아시아라고 하기엔 동남아의 느낌이 나기도 하고 건물들을 보고 있자니 그냥 홍콩 같기도 하고. 끈적한 녹색과 칠 벗겨진 시멘트가 오묘하게 섞인 느낌. 마카오 또한 포르투갈의 식민지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중화인민공화국 마카오특별행정구다. 홍콩과 유사하지만 전혀 다른 점이 있다면 마카오는 중국 반환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포르투갈과 영국의 국가적 파워의 차이점도 있겠고, 반환 당시 마카오에 합법적으로 살고 있던 주민들에게 포르투갈 국적을 부여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홍콩 사람들과 달리 마카오 사람들은 그리 독립을 외칠 필요는 없다고 한다.

 

걷고 택시 타고를 반복하며 Sam Chan Dang에 도착했다. 뭐라고 읽어야 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갈래길이 난 로터리 광장이다. 파타카가 없는 관계로 카카오페이를 쓰기 위해 맥도날드에 갔다. 나만 몰랐는지 모르겠지만 마카오에선 카카오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라이언. 무지렁이 상태로 도착했을 때 얼마나 반갑던지. 알리페이가 되는 곳은 카카오페이가 되는 거 같다. 기억은 안 나지만 마카오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으로 보였던 음료를 하나 시키고 에어컨 바람을 누렸다. 

또 다시 걷고 걸어 도착한 성바오로성당 유적지. 중국과 포르투갈의 문화가 섞인 마카오는 아시아의 작은 유럽으로 불린다고 하는데 이 성바오로 성당의 유적지가 마카오의 랜드마크라고 한다. 왜 껍데기만 남아 계신가 했더니 1835년 화재가 발생해 건물의 정면과 벽 일부만을 남긴 채 모두 소실됐다고 한다. 식민지 시절의 건축물이 구색만 남아 랜드마크가 된 점이 아시아의 작은 유럽이라 불리는 마카오의 현재와 비슷하다. 

 

몬테 요새를 시작으로 세나두 광장까지 사람이 정말 미친 듯이 많았다. 홍콩은 아트바젤 기간이라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정말 많았고, 신기하게 마카오는 중국 사람들이 정말정말 많았다. 그리고 그 다음이 한국인인 듯. 홍콩에선 왜 이리 한국인이 없는지 궁금했는데 다들 마카오에 간 모양이었다. 

세나두 광장까지 코이케이만 서너 개는 본 것 같다

길다가 관광객 사이에 섞여 육포도 먹고 에그타르트도 먹고 야무지게 돌아다녔다.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야장처럼 꾸며 놓은 골목이 나왔는데 신기하게도 중간중간 경찰이 있었다. 세나두 광장을 지나면서부터는 유럽 건축 양식을 볼 수 있다. 형형색색의 유럽풍 건축물과 중국어 간판은 이질적이지만 독특한 마카오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경찰인지 안전요원인지 모를 분께 부탁한 사진

그리고 다시 타이파로 돌아와 홍콩으로 향했다. 공포스러운 물가에 비해 택시비는 합리적이었던 걸로 기억. 홍콩달러를 내도 잔돈은 파타카로 주기 때문에 잔돈은 괜찮다고 했더니 굉장히 좋아했다. 해외에 나가면 경제관념이 흐려진다. 돈이 돈보다는 부루마블 머니 정도로 느껴지기 때문인 듯. 돌아오는 길엔 배멀미를 했는지 1초 컷으로 잠들었다. 무슨 경로 탐색 하듯이 겉핥기 투어였지만 할 건 다 했으며, 족저근막염 치고 잘 다녀왔다는 만족감. 역시 여행은 무계획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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